실험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것은 오늘 감별시험으로 끝입니다. ^______^

성분분석 파트는 FM군이 진행하므로 자리를 옮기건 말건 학습실험반과 논문에 전념을 할 수 있어서 기뻐해야 할텐데 그다지 좋은 기분은 아닙니다. 화난 것이 아니라 측은지심이 발동해서 그렇답니다.

사진감별과 건조약재감별시험을 치루며 실습에 관하여 강의평가를 받았습니다. 현재 교실에서 행하는 목표에 다다르려면시간이 촉박한 만큼 실습실험에 대한 데이터가 확실히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어차피 불만이야 예상하고 있었으니 화를 내거나 삐치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쫓겨날 위험에 처했던거에 비하면 아주 양반일테니요 ㅡㅡa)

 그 불만의 근거도 추리해서 결론을 먼저 말하자면.....  '작년과는 달리'라는 말이 생략되어 있다는 정도??

 뭐, 실험 및 리포트때문에 개인 시간이 없다는 등등의 의견은 가뿐히 무시했습니다.

 라스핀이 본1 때 한 일을 적어볼까요? 실습실에서 일주일에 2-3일간은 송조군과 함께 당시 본초교재에 등장하는 처방들을 하나하나 찾아보고, 그러면서도 의학입문을 혼자 읽어나갔죠. (이건 실습서와 노트를 보여준 그대로 입니다)
 그리고 본과1학년 때 가장 다양한 분야의 독서를 했습니다. 그즈음 읽었던 책들을 꼽아보라면 기초한의학, 각가학설, 독의수필, 석실비록, 의종필독, 내경(머리가 나쁜 관계로 수업때 이해 못하고 결국 혼자 공부했습니다), 난경입문, 난경집주, 통속한의학원론, 한의학원론, 이기한의학, 유문사친, 소문현기원병식, 비위론, 단계심법 , 본초구진, 본초집성, 본초문답, 혈증론, 한권으로 읽는 동의보감, 단계의론, 병기기의보명집, 지산선생강의집, 임상방제학강좌(고교선배의 명령으로..), 의방집해, 기타 침구서적 등등의 현재 라스핀의 방에 있는 4단 책장 5개 중 하나 분량입니다. (외워가며 깊게 공부를 한 건 상한론을 접한 후--;지요.)
 -> 이것도 라스핀과 같이 스터디하는 사람들은 다 아는 이야기이니 못 믿겠으면 찾아가서 물어보시길...

 그러면서도 시간이 남아 한 달에 한두번은 수목원(야외생태실습말고도 다른 시간에도 가서 찍어오곤 했습니다. 라스핀은 머리가 그다지 좋지 않은 관계로 한 번 보고는 식물을 구별할 수 없으니 발품을 파는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 덕(?)에 사진이야 50이 넘고도 넘어 남아돌게 찍었구요.)이나 다른 곳에 놀러도 가고 영화도 보고 기타도 치고 은석군과 함께 유치한 곡 하나를 만들기도 하고 시체놀이도 해보고 300여장의 LP를 듣기도 했습니다.

 당시 몸담고 있었던 동아리(1학기까지)에서는 온 몸을 불사르며(?) 열성을 다했음은 물론 당시엔 연애도 남부럽지 않게 했더랬죠.

 본1 여름방학때는 서당에서 지냈구요.
2학기초 지금의 지도교수님을 찾아뵈었을때 '(서당에서 공부한 것은) 참 잘한 일이다'라고 대견하다는 말투로 말씀해주신게 생각이 나는군요. 그리고 '지금 돈 몇 푼 버는 것(과외 등등)보다는 공부가 낫겠다고 생각합니다'라는 말에 서당의 청곡선생님과 교수님 두 분 모두 맞는 생각이라고 하신 것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또한 수업은 등록금 생각(결과적으로 과외해서 버는 것보다 나음^^)에 열심히 들었고,  시험도 왠만큼 봐서 6년 통털어 본1 때 한번 장학금도 타봤습니다. (리포트나 시험이나 그때나 지금이나 거기서 거기입니다.)

 라스핀의 자랑을 하려고 구구절절 쓰는 것이 아닙니다. 이렇게 해도 결코 시간이 모자라지 않았음을 말하고 싶은 것이죠. (단, 잠을 약간 줄였을 뿐입니다. 고교시절에 비하면 아주 양호한 수면시간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라스핀과 FM군이 같은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러기에  개인시간 운운한 것들은 모두 무시 (__)

문제는 그게 아니라.... 노는 것 같지도 않게 노는 시간(무계획적인 모든 놀이를 말하죠)을 위해 정작 시간을 쏟아야할 일에는 애써 외면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다른 과와 비교하면 이제 3학년입니다. 주위 3학년 학생들을 보면 알 상황을 전혀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 모습이 참으로 측은합니다.

 그리고 모교수님이 '나중에 50억 정도 벌어서 빌딩이라도 세워라'라는 말을 액면가로 받아들인다는 현실에는 참으로 할 말이 없어집디다. (나름대로 비꼰다고 한 말씀이실텐데 역시 항상 열정이 넘치는 분이 하시는 말씀이라 전달에 좀 문제가 있었나 봅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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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가서를 읽다가 라스핀이 FM군에게 물었습니다.

"야, 이거 내가 머리가 이상해진거냐 아니면 얘네들 생각('빡세다' '힘들다' '시간이 없다' '왜 하는지 모르겠는 실험' '실습서에 채우는 칸이 너무 많다' '사진찍느라 설명을 들을 시간이 없다--;' '실험할 때 버리는 시간이 너무 많다' '단순 반복 작업은 순번을 정하자' '딴 거로 인해 외부형태 실습을 할 시간이 부족하다' '선배-후배의 관계보다는 조교-학생의 관계가 낫다' '우석한의처럼 하기만 한다면 뭐가 문제일지 모르겠다' 등등의 표현)이 잘못된거냐? 요즘은 말야. 내가 딴 세상에서 온 사람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내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은 거짓인 그런 세상말야."

미디어의 뻔질난 실험실 장면(대부분 설정 --; 요즘 전주생물소재연구소에서 간간히 하고 있는 폼잡기)때문일까? 실험은 시간과의 싸움인데요.... 실험은 잡일의 연속 그 잡일을 하나만 몰라도 결과가 아예 안나올 수도 있지요.... 우리 연구소의 누님들도 맨날 11시에 퇴근..... 학명을 한번 보고 외울 수 있으면 좋겠지.... 정말 왜 하는지 몰라서 일까 아니면 그냥 푸념?..... 정해진 시간이외에는 절대 약재를 안보겠다는 생각?...... 설명 들을 시간이 없을테니 미리 찍어온 사진을 보여준다고 하니 거부하고 왠 딴소리?..... 연구에 있어 실험일기는 의사의 차트와도 같은 것인데.... 역시 실험은 바닥청소부터 해야 한다는 말(교수님 및 정박사님 말씀)이 맞아요..... 뭔가를 배우면 전혀 생각하지 않나봐 나같으면 어떻게 써먹겠다고 이리저리 머리 굴렸을텐데.... 내부형태에 대한 기초지식은 본초총론에서 다 배우는데 모른다고 하는 이유는?

 등등의 말이 오고 갔지요..

(물론 '조원이 너무 많다', '채점하는 사람이 틀려서 헷갈린다' 등등의 의견은 앞으로 시정해야 할 일이구요.. 흠. 그래도 일부학생을 제외하고는 감정적 평가가 아닌 속마음을 충실하게 써준 사람이 많아 한편으로는 잘된 강의평가라 생각했습니다.)

 FM군과 백출을 세척해서 건조기에 넣고 자정즈음에 퇴근을 하다가 학관앞에서 송조군을 만났습니다. 송조군이 '현재 임상가의 가혹한 현실'을 말하더군요. 요즘은 만나는 한의사마다 그 이야기입니다. 이야기 도중 아무리 현실을 말해줘도 눈과 귀를 닫고 외면하면서 여전히 늘어질대로 늘어진 현상황을 정상으로 받아들이며 '무계획적인 놀이 시간(?)을 빼앗긴 데에 대한 푸념'을 하는 후배들이 생각났습니다.

"야, 니 후배들한테 그 이야기 좀 해줘라. 도저히 믿지를 않는다. 이젠 화나기 보다는 애들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든다. 고것들 불쌍해도 한참 불쌍한데 자신들은 전혀 그렇게 생각치 않으니...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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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한약학과 학생들의 감별시험도 있었는데, 그 학생들이 준비해서 가지고 다니는 반투명 플라스틱 케이스를 보고 놀랐습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그 장면을 디카로 찍어서 우리 본1 학생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생각도 들더군요. A4정도의 넓이에 높이 5cm의 상자인데 그 안에 격자모양으로 구획이 있고 그 구획마다 빼곡히 약재가 들어있었습니다. 자기네들 본초실습을 우리 실습실에서 하는지라 평소에 보고 싶을때 못 보니깐 그렇게 실습때마다 정리해간다는 말을 하더군요.

 '우리 학생들한테는 집에 가져가서 보라고 조그마한 병까지 준비해줘도 안하는데...'
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나오길래 간신히 집어 넣었습니다.

이때는 화가 나지도 불쌍하다는 생각도 원망스럽다는 마음도 생기지 않았습니다.

단지 참으로 슬픈 현실이다는  아픔이 심장언저리에 생겼을뿐...
종강총회가 있었다고 합니다.

 이제 졸업생이니 견학자(?)로 들어가려 했으나 모셈이 말리는 통에 후배들에게 총회내용 필기를 부탁해서 받아보기만 했습니다. 성질 드런 놈 들어가서 깽판치면 쫓겨난다는 말씀을 하시더군요. 그래서 이렇게 대답했드랬죠. '쫓아주면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하고 나가죠 뭐'라고요. 우스개 소리라지만 한편으로는 그렇게 되면 어떻게 해야할지 잠시 3초간 생각을... (__) 뭐.. 답은 뻔합니다. 초슈퍼울트라짱 FM김군과 자리바꿈이라는 답이 자의반 타의반 기다리겠죠 ㅋㅋ

 가져온 내용을 곰곰이 확인하면서 답답한 마음에 줄담배만 피워댔고, 총회가 끝나고 찾아온 일부 후배들의 좌절섞인 한탄만 들었습니다.

 본 3,4의 고학년들은 현 임상가가 어렵다는 이유로 자신의 살 길을 찾아 헤매기 바뻐 학교의 일에는 전혀 상관치 않고, 저학년들은 현 상태가 원래부터 그런 것인 줄 알고 있고....

 게다가 앞길을 제시해야할 학생회임원들 조차도 ‘자신들의 성향이 그런 것’이라며 향후 학교에 미칠 영향을 전혀 고려치 않고 있다는 말에는 허탈하기까지 하더군요.

 할 말요? 정말 많습니다.

 -병원에 대한 이야기는 어디로 사라졌습니까?

 -임상강의동은 왜 다시 可否를 결정해야 합니까?

- 의학도서관 이야기는 아예 언급조차 않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몇 년 동안 준비해온 교과과정개편에 대한 고민들을 ‘아부성 강의평가’로 대체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물질적 환경이 빠듯한 학교에서 살아남기 위해 처절하게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여 만들어낸 ‘분과별 개편안’을 교수님과 사이좋게 안면트는 ‘담임제’라는 허울 좋은 이름으로 바꾼 이유는 무엇입니까?

 -실습실험실만 개방하면 실습실험이 정상화됩니까?

- 역대 학생회가 매년 학기 초마다 추진하는 건의사항(?) 해결 건에 대해서는 화려하게 포장하여 총회 시간의 반 이상을 할애하면서 설명해놓고 위 내용들은 구렁이 담넘어가듯 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그 건의사항도 정작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문제나 학교 관리과에 전화 한 번해서 해결될 문제(난간 보두 등)이고, 복지에 필요한 ‘공간 및 시설’에 대한 문제는 어디로 갔습니까?

-학생회실 개방이요? 왜 그게 문제가 됩니까? 이제껏 학생회실에는 학생회임원들이 거의 상주하다시피하여 개방이고 말고가 문제가 되질 않았습니다. 학생회 자체의 문제를 왜 학생들에게 떠안기려 합니까?


휴... 정말 답답합니다.

졸업동기 모군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야! 단 몇 개월 사이에 전에 우리 삭발하고 밥굶은 거 말짱 도루묵 됐다. 이젠 나도 방법이 없다. 손 닿는 동아리를 통해서라도 어떻게 해보려고 하는데 이미 갈 때까지 가서 그것마저도 못한다. 어찌 하냐’

조교 [助敎] 1. <교육>대학의 교수 밑에서 연구와 사무를 돕는 직위. 또는 그 직위에 있는 사람.
-네이버 국어사전-


3분여가 지나면 일도 많았던 스승의 날이 지납니다.


학생회에서 꽃과 라스핀의 이름이 새겨진 수건을 주고 가려고 합니다.

"휴... 나 이거 안받는다. 뻔하게 아는데 받겠냐?"

그래도 끝끝내 주고 간다고 우겨서 하얀 칠판아래에 고이 세워 두었습니다.

점심식사하기 전, 몇가지 잡다한 사무와 어제 짜다만 실험계획서를 작성하고 있을 무렵 본1 과대표가 와서 와인(뭔지는 모르지만 비싸보이는 ㅡ,.ㅡ)을 주려고 합디다.

"안받는다. 난 선생이 아니야. 단지 조교일뿐이야."

"아~ 형. 이거 그래도 정성이예요. 그냥 놓고 갈께요."

"스승의 날이라고 선물비 모을때 학번에서 어떤 상황이 벌어지는지 다 아는데(소위 찍히기 싫어서 또는 좋은게 좋은거니 잘봐달라는 의미로 선물하는 것) 너 같으면 받겠냐? 그냥 가져가라. 학생이 뭔 돈이 있다고..."

"아~ 그래도요"

도저히 말이 먹히지 않을 것 같아, 여기서 최후의 방법을 씁니다.

"나 정말 화낸다. 그거 놓고가면 너 실습점수 없을 줄 알아라"

".... 아잉~~형... 그래도요. (덩치는 산만한게 ㅋ)"

"휴... 그럼 받은걸로 할테니까 이번주에 MT겸 본초생태관찰실습갈때 내가 다시 너희들한테 주는 걸로 해서 너희 MT때 너희들이 그냥 먹는게 어때? 그게 낫겠다"

"그럼 받은거로 하는거예요?"

"휴... 그래"


택배로 오는 지도교수님의 선물과 그걸 확인하는 선배들의 전화는 그런대로 받을만 했습니다만........

 점심식사 후, 과사무실에서 동물실험의 스페셜리스트와 함께 식물실험을 비교하면서 생물소재연구소에 갈까 말까 고민하던 무렵이었습니다.

본1분들 두분이서 저에게 술을 마시게하려는 목적(?)으로 등장을 하여 말이 오고 갔지요.

라스핀은 본초담당 선생님을 돕는 역할이지 본초담당이 아니기에 정중하게 거절했습니다. 즉, assistant일뿐이라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 살고 있으므로 저에게는 상당히 무리가 가는 요청인셈입니다. 게다가 그 술자리를 가지는 목적이 바로 '수업을 제끼는' 데 있는걸 너무도 뻔하게 아는 터라 더더욱 피하게 되더군요.

재학 중에 개인적으로 선물을 드린 선생님은 딱 두 분입니다. 그것도 스승의 날이 아닌 다른 때에 문득 생각이 나서 조촐한 것을 마련하여 드렸지요. 라스핀에게 先生이 가지는 의미는 남다르답니다. 한때 몸담았던 모 종교의 경전에 '금전의 이득을 안겨주는 것도 좋지만 사람에게 信心을 일으켜 앞길을 열어주는 것이 더 큰 善이다'라고 한 것과, 大學 1장에 '큰 배움의 道는 밝은 德을 밝힘에 있으며 民을 새롭게 함에 있으며 지극한 善에 그침에 있음이라'고 한 것에 비추어서 이에 충실한 분을 '선생님'이라 여기고 모시는 것이죠.
 라스핀에게 선생님이란 제 인생의 모범이 되시는 분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아직은(앞으로도) 라스핀 스스로 다른 이의 앞길을 열어줄만큼 또는 모범이 될만한 내공이 쌓였다고는 볼 수 없기에... 전 '선생'이라 할 수는 없습니다. 물론 직업적으로 '선생'이라 불릴 수는 있겠지만, 최소한 스승의 날만큼은.......
(평소에 누가 라스핀에게 선생이라는 호칭을 하면 스스로 '저건 내 직업-지식 전달 또는 한의사-적 호칭을 높여서 해주는 말일 뿐이야'라고 들으며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려버립니다.)

 뭐 그리 까다롭게 구냐고 할런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의외로 라스핀처럼 생각하는 분들도 많이 있습니다.^^ 특히 오늘 같은 날에는요.

 이번 년도도 역시 라스핀이 선물을 해드린 분은 (한 분 늘어나) 딱 네분입니다. 2월달 즈음에 한 분에게 정훈이와 함께 마련하여 드린 것과...... 오늘은 나머지 3개 중 주문한 물건이 도착한게 하나뿐이라 한분에게만 우선 드렸지만요. 물론 제 능력이 안되기에 울 동기 두 사람을 꼬드겨서 마련했습니다 ^^a

 라스핀이 재학생시절 주욱 생각해왔던 바는 "학생들이 전체적으로 준비하는 것은 꽃 한송이로 충분하고 그 다음에 앞서 말한 바와 같은 善이나 道를 행하는 분에게 개인적으로 준비하는게 낫겠다"였으므로 지금 행하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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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다른 이야기를 해볼까요?

 4학점이나 되는 과목의 실습점수를 쥐고 있어서(?)인지 오늘과 같은 힘든 상황이 벌어지고는 합니다. 그동안 선배로서 재학생시절을 돌이켜 초중요하지만 간과했던 부분 또는 앞으로 한의사로서 제역할을 하기위해 필요한 부분을 중점으로 전달해 주려고 했는데 여의치 않네요.

 저 쓰잘데 없는 학점 매기는 일을 내 손에서 빨리 없애버려야 할 것 같습니다. 안그런다 안그런다 하면서도 시간만 때우려고 하고 성의없이 생각없이 실습 실험에 임하는 모습을 보면 나도 모르게 울컥하여 점수이야기를 꺼내버리고 말거든요.

 그래서 지난 며칠간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여.... 그리고 다른 뭇 많은 사람의 충고대로.... 선배로서가 아닌 조교로서 지식을 전달해주고, 그 대상은 후배가 아닌 학생으로 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항시 '소수정예(생각을 가진 사람 위주)'를 지향하던 라스핀이었는데,  눈에 뭐가 씌였었는지 주제넘게 지도교수님을 따라해보려다가 가랑이가 찢어져버리기 직전까지 도달한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열정까지 사라진 건 아닙니다. 역시.... 소수정예 지향 ^_____^


4월 14일 학교측에서 졸업준비위원회실, 대학원강의실(추나실습실), 기공실습실을 일방적으로 회수하겠다고 공지
4월 17일 비상총회 - 시험거부
5월 02일 비상총회 - 수업거부 (재학생 216명 중 154명 투표 찬성113 반대 35 무효 6)
5월 03일 우석학원 이사장 면담
5월 03일 우석대한의대 교수 성명서
5월 11일 본과4학년 수업거부 결의 및 졸업준비위원회 투쟁국 (임시) 창설
5월 11일 전주 전북일보사 집회 및 삭발식(회장, 부회장, 투쟁국장)
5월 12일 본과4학년 입장서 발표
5월 15일 스승의 날 행사
5월 16일 본과4학년 수도권분원 쟁취를 위한 단식투쟁
5월 16일 본과2학년 유급결의서 발표
5월 18일 본과3학년 주도로 전주 전북일보사 집회
5월 19일-5월 20일 '수도권분원 개원 방침'에 대하여 재단과 의견조율
5월 21일-5월 22일 임상강의동 교수충원 등 기타 요구안에 대한 학교측 답변 요구
5월 22일 교수회의에서 '공문 참조란에 우석대학교총장(기획조정처장) 포함'
5월 23일 단식투쟁단 해제
5월 23일 전체 교수학생 간담회, 우석대 부속한방병원(수도권)분원 개원 방침 공문 수령, 학교측 답변서 수령
5월 23일 비상총회 - 수업복귀(216명중 142명 참여, 찬성 128, 반대 13, 무효 1)

4월 18일- 5월 22일 등교집회, 야외자율학습, 본관집회

학습권보장을 외치며 투쟁에 돌입한지 36일...... 대장정의 막을 내렸습니다. 학생회와 모든 학우들이 열정 하나로 쟁취한 승리입니다. 그러나 여기서 안주하지는 말아야 할 것입니다. 이제서야 우석대 한의대의 발전을 위한 첫단추를 끼운셈이기 때문입니다. 외형적인 변화에 물꼬를 텄으니 이젠 내적인 변화에 주력하여야 할때라고 생각합니다.

전국 11개 한의과대학 중에 졸업준비위원회 산하에 투쟁국이 생긴 것은 처음입니다. 그리고, 최고학년인 본과4학년의 단식투쟁단(손모아, 라스핀, 김준호, 김원철, 김성수, 김명완, 홍종문)분들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동지들이 없었다면 승리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오늘, 단식을 끝내고 학내를 어슬렁거릴때 가장 먹고싶은게 뭐냐는 질문을 가장 많이 받았습니다.

'커피를 마시며 담배 한대~~~' 쥑입니다..... ㅋㅋ


오마이뉴스 기사

전라일보 기사

새전북신문 기사

목요일에 우리 본과4학년이 수업거부에 동참하기로 결정하면서 6개학년 모두가 수업거부 중입니다.

그리고 그 목요일 전북일보앞 집회때 후배 셋이 삭발을 했습니다. 04년도때와 달라진 것이라고는 머리를 깍는 사람이 모아 준호 라스핀에서 정균 인수 영태로 바뀐 것과, 깍는 장소가 학교에서 전북일보(재단)로... 그리고 새로운 후배들입니다. 그 장면을 보는 내 눈에선 무언가 뜨거운 것이 시큰하게 흘러내렸습니다. 누가 볼까봐 무릎에 얼굴을 파묻고 '그때 좀 더 잘했더라면...'이라는 후회를 했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04년도에 말한 것 06년도에도 똑같이 말하기의 '앵무새 놀이' 에 열중하는 학교와 재단의 행태를 보면 한심하다는 생각에 이젠 불쌍하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로또에 당첨되면 좋겠다라고 내뱉는 이사장의 인생이 불쌍했습니다. 초등학생들도 자신이 원하는 무언가를 가지려고 조금씩 조금씩 저축을 하는데 이 사람한테는 그러한 개념도 없나봅니다. 교수님들은 한탄하며 말하십니다. '거지한테 돈 내놓으라고 하는 것'이라 말하십니다. 그러나 전 이렇게 답문하고 싶습니다. '그 거지 상태를 벗어나기 위해 지금이라도 미래를 생각하여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그것을 실현키 위해 현재를 살아야 한다'고 말입니다.

혹자는 이런 말을 합니다. '너네들 생각만 하는 것 아니냐고..'. 그러나 전 이렇게 답문하고 싶습니다. "학교의 장기적인 발전안 속의 수도권 분원이어야 합니다. 모 학교가 5년전, 장기적인 계획 아래 조금씩 노력하여 현실로 만들어 명문사학으로의 발판을 만든 반면 우리 학교는 그때나 지금이나 신입생 구입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미래지향적인 계획이 있고 없냐에 따라 5년의 길지 않은 시간에 이렇게 차이가 나버렸습니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합니다. 그 고리를 끊는 선봉으로 수도권 분원을 세워야 합니다. 이를 기점으로 말만 대학이 아닌 정말 학문의 요람이라 불리는 대학으로 발전해 나가야합니다."라고 말입니다.


그리고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해보려합니다. 요즘 개정된 사학법에 따른 대학평의회 규정때문인지 발악에 발악을 거듭하는 사립학교들이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어떤 학교는 총학생회가 부정선거를 치뤘다고 헛소문을 퍼뜨리다가 사실무근인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고, 어떤 학교는 총학생회 이외에는 학생 자치기구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발표하가도 하고, 어떤 학교는 교내 시위를 심하게 했다하여 책임(왜곡보도도 한 몫하고 있습니다)을 물어 총학생회를 해산시키려하고..... 정말 발악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재학중인 이 학교도 은근슬쩍 그 발악 대열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올해 초 총학생회를 어떻게 꼬드겼는지 교내 자치기구들을 하나씩 하나씩 총학생회 산하기구로 만들어 버렸고 이젠 마지막 남은 자치기구인 기숙사의 사생회마저도 꿀꺽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아예 자치기구의 씨를 말리려는 듯합니다.

그리고 학칙에는 슬그머니 "정치활동 금지"조항을 삽입해 놓았습니다. 웃기지요? 목요일 저녁, 평택미군기지확장반대 촛불집회를 갔다왔다 하여 그걸로 징계사유를 찾는다는 말을 듣고선 허탈해지기까지 했습니다.

몇년전 졸업한 모선배의 말이 생각이 나는군요.

"어찌된게 가장 진보적이어야 할 학교(구성원 전체를 일컬음)가 이젠 가장 보수적인 집단이 되어버렸다"

....


요즘 전 문득 문득 이런 생각을 한답니다.

"내가 살고 있는 이 나라가 정말 자유민주주의 국가 맞을까?"라는 생각을요....
저번주 의료법규 시간이었습니다. 수업시간에 난데없이 교수님께서 "맞춤형 인재 양성프로그램 「우석챔프」"에 대해 장시간 말을 하더군요. 그러면서 "주는 거(마일리지에 따른 장학금)도 못 먹으면 바보다. 등록금 깍아달란게 말이 되냐! 등록금은 학교와 학생간의 계약이다. 계약을 중간에 우긴다고 바꾸는거냐. 등록금깍아달라고 데모하지 말고 이런거해서 타먹어라"란 요지의 말을 하더군요(다른 말은 몰라도 저 '타먹으세요'라는 말은 1주일이 지났는데도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듣다가 피가 거꾸로 솟는 듯했습니다. 더 이상 수업을 들을 마음이 생기지 않아 '탁' 소리나게 볼펜을 책위에 올려놓고 복도 베란다에 나와 담배만 뻑뻑 펴댔습니다.

이 제도의 요점은 재학생에게 마일리지를 적용하여 얻는 마일리지에 따른 장학금 지급입니다. 언뜻 생각해 보면 괜찮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 그 이면을 잘 들여다보면.... 엉터리입니다. 그 내용들은 당연히 학교에서 기본적으로 행해야하는 교양의 일부분일뿐입니다. 그것을 학생자신의 비용을 들여서 해놓고 나중에 평가를 받아서 보상을 받아가라는 식입니다. 웃기지요? 욕먹을까봐 제법 잔머리를 쓴 흔적이 여기저기 남아있습니다. 신입생을 끌어들이기 위해 포장한번 멋들어지게 한 것으로 보이는게 내 눈이 잘 못되어서 일까요?

기회평등이라는 허울아래 교육권의 박탈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인데도 알만한 분이.... 씁쓸했습니다. 그 뒤로 내 마음속에서 '교수님'이라는 단어는 삭제하고 그 자리를 '시간 강사'라는 단어로 채워버렸습니다. 전이라면 대학 강단에서 저런 말을 들었다면 당장 들고 일어날 일이었는데....  겨우.... 겨우 10년이 지났을뿐입니다.

이런 사고를 하는 내 자신이 이상한 걸까요. 답답하군요.


우석챔프 자세히 보기..


--> 학교인지 기업인지도 구별 못하는 바보들이 내놓은 정책이란게 정말 우습네요. 교육환경을 개선하고 연구환경 조성에 지원을 아끼지 않는 그런 기초적인 대책없이 눈가리고 아웅하는 게 정말 보기 싫습니다. 말그대로 알짜인 학교가 된다면 신입생이야 알아서 들어올텐데 하는 짓이 영 꼴보기 싫습니다 그려...

강사 수를 줄이려고 교양을 3학점(3시간)으로 만들고, 학교탐방(고교생들 불러다가 밥먹이고 꼬드기는 행사. 매년 4억6천을 퍼붓고 있음)이란 말도안되는 행사를 하고, 지하철 고속도로 TV 라디오 광고에 재미를 붙인듯하며, 이월적립금을 불리기에만 혈안이 되어있고, 학생들이 집회라도 할라치면 졸업생이나 고학년한테 전화해서 뒤에서 담합이나하려하고, 총장이 대기업 부회장 출신(이거 정말 X팔려서 어디서 말도 못합니다)으로 교수님들을 부하직원 대하듯 하며, 면담때는 학생더러 '학생노조'라는 말을 내뱉는 총장님.....

전에 졸업한 CAU 재단과 학교도 악덕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여기에 비하면 아주 양반입니다.

이 넘의 학교는 갈수록 정떨어지게 만드는 기술이 정말 탁월하다고밖에.........

학과의 특성상 위 제목과 같은 상황이 많이 벌어집니다.

사람사는 동네이기에 친해지면 말트고 지내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이러한 공식이 생겼습니다. '공식적인 자리 또는 다른 선배와 같이 있는 자리=존댓말''친한 둘이서만 있는 자리=반말'.....

학교의 같은 층의 사람들이 가끔 이 '존대'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로 인해 분위기도 싸늘해지는 경우도 많지요. 매년 그런답니다(__). 저 또한 저학년때 그랬구요. 그 생각을 알기에 양쪽의 입장을 모두 이해하는 편이라 생각합니다.

본인은 "XX할꺼야? OO선배?"라는 정도는 얼마든지 수용합니다. '존댓말=선배대우'식의 공식에는 동의하지 않기때문입니다. 선배로 인정을 한다라는 정도의 약간의 말투면 상관없다는 주의입니다. 언제나 그렇듯 '선배는 선배다워야 선배고, 후배는 후배다워야 후배다'라는 말을 마음 속에 지니고 있기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막 나가는 듯한 행동은 정말 보기 싫습니다. 어렵죠. 어려워요.

어쨌든 나 자신은 선배를 대할라고 치면 꼬박꼬박 존대를 합니다. 친하고 안친하고를 구분하여 말을 하려면 머리를 써야하는데 그것이 귀찮기 때문입니다 --; 대신 마음속으로 우러나와 존대를 하는 경우와 그렇지 않는 경우로는 나도 모르게 나눠지는듯 합니다. 내 마음까지야 어쩔 수가 없지 않겠습니까 ^^;

요 아래 글에 오해가 약간 있는 것 같아 덧붙이는 글이었습니다. 평소 잘 말하고 다니는 몇몇 친하다고 생각하는 형님들이 갑자기 어려워하시는 것 같아서요. 그냥 평소대로 하면 좋을텐데 말이죠 ^^a 아래의 글에 언급한 건 일부 사람들이 항상 '존대말=선배대우'를 외치더니 어려운 이 시기에  후배들 보기에 민망한 행동을 하고 있다는 것을 비꼬기 위해 언급한 것입니다. 뭐... 원래는 이런 요지의 이야기였는데... 일이 이상하게 꼬였군요.

물론 언제나 그렇듯이 내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강요할 뜻은 전혀(?) 없습니다. 단지 내 생각을 강한 어조로 말하는 것뿐~~~

아! 오늘로 플랑 누적갯수 12장입니다. 캬캬캬~ (동기 이모양이 멋진 플랑을 만들어서 누적12장의 의미가 많이 퇴색된 듯 보여도 ㅠㅜ 요상한 고집인 플랑은 양으로 승부한다는 사실을 꿋꿋하게 밀고 있답니다~~~~ 쟁~~~)
플랑(오늘로 누적 7장입니다 웁하하하^^)을 쓰다가 잠시 쉴 동안이었습니다.
집회에 나갈 사람을 모집한다고 했을때 왜 손을 들었나고 누군가가 나에게 물었습니다.
길게 얘기했지만 요점은 이러했습니다. '그냥 내 신념대로 하는거야'라고...

또 누군가가 복도에서 '곧있으면 졸업할텐데 해야하나요?'라고 물었습니다.
내가 존경하는 모교수님의 말을 그대로 해주었습니다. '3, 4학년은 우리 학생이 아닌가?'라고...

3, 4학년은 열외 아니냐고 누군가 말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후배보기 창피하지 않을까? 지금은 몰라도 졸업하고 나면 귀가 꽤 간지러울거야'라고...

점심을 먹으러가는 도중에 이런말을 했습니다.
'요즘 후배들이 나이순으로 말 놓자 한다고 해도 이젠 뭐라할 수 없을꺼야.'라고...

일과를 마칠무렵 '우리가 무언가 일깨워줘야하지 않아요?'라고 제의한 동기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모두 자신에게 언젠가는 돌아갈꺼야. 우리는 묵묵히 도와주며 모범(우리 둘의 기준으로)을 보이면 되지 않을까?'라고...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재학중인 이 학교에서 정말로 존경하는 한 선배가 있습니다.나이는 나보다도 어리지만 정말 선배다운 '선배'라고 생각하기에 만날때마다 진실로 선배대우를 합니다. 몇년동안 봐왔지만 가분수처럼 말과 생각만을 앞세우며 큰소리치는 행동을 본 적이 없습니다. 모사꾼같은 행동을 보인적도 없습니다. 단지 묵묵히 열정을 가지고 조용히 몸으로 때우며 실천하고 있기에 나를 포함한 후배들의 어느 누구에게나 존경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나보다 나이가 덜 들었다해도 존경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더나아가서 닮고싶을 따름입니다.

그 선배처럼 물들어가지 않고 자신에게 항상 떳떳하고 당당한 모습을.... 가지려면 아직도 멀었겠지요^^ 이 넘의 더티한 성질만 어떻게 한다면.... ㅋㅋ
2004년 이맘때쯤의 기억이 채 사라지기도 전에, 학교에 또 하나의 자그마한 투쟁이 시작되었습니다.

사건의 발단은 학교측에서 대책 없이 뽑아 놓은 신설과를 위해 사용빈도가 떨어지는(순전히 학교입장입니다) 졸업준비위원회실, 추나실습실(추나실습실이 없는 관계로 대학원강의실을 용도변경했습니다), 기공실습실(무의도라는 동아리방이기도 합니다) 이 3개의 공간을 이공대로 넘기라는 학교측의 공문입니다.

2004년 이후 참기도 많이 참았습니다. 다른 10개 대학들은 하나씩 하나씩 실습병원을 늘리고 있는 와중에 오히려 병원의 재활과를 없애버렸을때도 어렵다는 학교 사정을 고려하여 참기도 많이 참았습니다. 그래도 이사장이 서명한 수도권분원설치안을 생각하며 학교 사정이 나아지면 실습환경이 좀 나아지겠지라는 생각에, 또는 어쩔 수 없다는 패배감에 모른채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참거나 모른채 하였더니 이젠 방빼라고까지 합니다. 아무리 사용빈도가 낮더라도 현재 실습이 이루어지는공간인 2개의 실습실과 국가고시를 준비하는 졸준위실까지 빼라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국가고시장에 갈 버스를 대여할테니 지원을 해달라고 하면 안된다고 한 건 그렇다치지만, 이젠 학생들이 모여 졸업전에 행사를 준비하고 국가고시를 준비하는 공간을 달라고 합니다.

병원에 임상실습을 위해 강의동을 요구했더니 비새는 어두컴컴하고 퀘퀘한 지하실의 한 구석으로 들어가라고 합니다. 그러면서도 '고등학생 학교탐방'이라는 명목으로 회당 2천만원(1년에 10회 정도?)의 비용을 해마다 쓰고 있고, 서울의 지하철안 광고, TV광고, 잡지광고, 고속도로대형간판광고 등으로 일단 끌어오자는 식의 예산집행을 몇년째 서슴치 않고 행하고 있습니다.

수도권에 병원을 지어달라고 아니고 임대병원이라도 좋으니 수도권으로 가자는 말도 그냥 씹고만 있습니다. 순전히 규모로만 따져도 2-3년 후에는 11개 대학 중 최하위에 들어가게 됩니다. 입학하던 당시에는 중간이라도 갔는데....

실상 연구조교를 겸하고 있는 행정조교는 월 60만원의 노동력 착취(시급 2,750원)를 당하고 있고 연구조교는 월급이 많이 든다고 뽑지도 않습니다. 그러면서도 이사장과 총장은 대학평가를 위해 교수님들한테 논문을 왜 안내냐고 윽박지르기만 하고 있습니다. 많은 4학년들이 연봉 600이라는 얼토당토않은 말을 듣고 모교를 버리고 다른 곳을 찾아 떠나고 있습니다. 임상과목을 제외한 기초과목만 180여시간이 되는데 기초교수님은 단 8명뿐입니다. 강사의 수를 줄이기 위해 예과의 교양과목을 3학점으로 늘려버려 전공기초과목이 특정 학년이로 몰려버려 이러다가 본과1학년에 성적비관자살시도가 나오는 거 아니냐는 웃지 못할 말들도 흘러나옵니다.

의학대학원의 기본요건을 갖추지 못해 일반대학원으로 등록이 되어 있는 어처구니 없는 사실도 있습니다.

웃기지 않습니까?

학교를 홍보할때는 얼굴마담으로 사용하더니 실제로는 해주는 것 없이 등록금만 올라갑니다. 신입생들은 거의 500만원에 다다릅니다. 그러면서도 우리 동문회에게 손을 벌립니다. 선배님들은 그래도 후배들을 위해서라고 십시일반하여 기부금을 모아 전달합니다.

여기까지가 현상황입니다. 이외에도 이넘의 학교의 눈뜨고 못볼 행태는 넘치고 넘칩니다.

그럼.. 제 자신의 이야기를 해볼까요?

2004년에 4학년이 투쟁에서 열외했을때 모교수님께서 "4학년은 우리 학생이 아니래냐?"라는 말씀이 귓가에 맴돕니다. 어떤 동기들은 '우리도 무언가 해야지 않겠냐'라고도 하고 어떤 동기들은 '그래도 4학년인데...'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잘잘못을 따질 생각은 아닙니다. 그냥 주위 상황이 그러하다는 것입니다.

2004년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으로 활동하던 기억이 남아있습니다. 그러나 이젠 국가고시가 몇 개월 남지 않은 졸업학년이 되어버렸습니다. 각 동기들의 입장은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내 자신의 문제입니다. 항상 그 당시의 마무리에 대한 아쉬움을 '어쩔 수 없었다'라고 스스로 납득시키려 노력을 해왔던 내 자신의 문제말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또 고민이 시작됩니다. '참모꾼은 되지 말라'고 충고해준 선배의 말때문입니다. 이 고민은 어쩌면 이 투쟁이 끝나기 전까지 풀리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졸업학년이라고 뒷짐만지고 있지는 않을 생각입니다. '선배는 선배다워야 선배다'라고 입버릇처럼 말했으니 그 말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이젠 움직여야 할때인 것 같습니다. 내가 가진 재주라야 페인트를 묻혀가며 플랑을 쓰고, 피켓을 만들고, 전산일을 도와주고, 아직 학교상황에 어두운 저학년 후배들에게 설명해주는 등의 잡일뿐일지라도 보탬이 되고 싶습니다. 그래서 그동안 '어쩔 수 없었다'라고 어거지 썼던 과거를 반성하고 싶습니다.

오늘 간만에 신나 페인트의 냄새와 포스터물감의 냄새를 맡으며 작업하고와서 꽁알거려봅니다. 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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