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습을 진행하면서 간간히 들리는 말 중에 가장 곤란한 것이 "너는 잘했었냐? 왜 그렇게 빡빡하게 구냐"라는 색안경식 말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과거에 라스핀은 현재 우석한의에 재학중인 그 누구보다도 열심히 본초실습을 했었습니다. 그 증거가 지금 제앞에 있는 본초학실습서입니다. 동기 송조와 함께 일주일에 최소 2-3번은 싸늘한 본초실습실에서 경비아저씨의 잔소리를 들어가며 국산과 중국산, 상품과 하품을 비교해 가며 밤 늦게까지 있었지요. 아마 지금 이렇게 실습을 하라고 하면 데모라도 하겠더군요 ㅋㅋ

 그렇다고 지금 후배들한테 라스핀이나 송조처럼 밤늦게 까지 실습하라는 말은 아닙니다. 단지, 정해진 실습시간만큼이라도 정신차려서 해달라는 (__) 말인데 그게 그렇게 빡빡한건지.... 심지어 점수또한 출결과 지각, 리포트 제출의 가부로만 책정하겠다고 말하고 그것만 체크하고 있는데 그마저도 싫어하는 기색이 역력합니다. 본초세미나도 원래의 목적과 다르게 한두사람한테 맡기는 형국이 되어가고요... 본초세미나는 현재의 상태에서 같은 내용을 배운 사람들끼리 토의토론을 통해 서로의 관점을 비교해서 자신이 공부하는 방향이 제대로 설정된 건지 확인하라는 의미가 있는데 말이죠. 그래서 라스핀은 나름대로 열심히 했었고 그 뒤 학년이 올라가 방제학 시간이 수월했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작 필요한 본초 경혈 원전은 건너뛰고 방제와 각종 침법을 공부한다고 하니 참으로 답답한 일입니다.

 우리때는 내부형태실습이 없어서 (그때는 조교가 없어서 못했습니다) 방중이나 방과후에 교수님의 실험을 가끔 도와드리며 곁눈질로 배웠지요. 현재 한약시장이 정리가 잘되어있고 유통시장이 문제가 아예 없다면 모르되, 처방을 하기전에 약재상태의 확인이 꼭 필요한 것입니다. 현재 대다수의 한의사는 한약이 한의사의 영역이라고 생각하고 있겠지만..... 정책이나 제도상으로는 전혀 다른 현실이 되어가고 있답니다. 그나마 본3이나 본4들은 외부상황을 어느정도 접한 사람들이 있어 얘기라도 통하는데..... 장미빛 환상에 젖어있는 후배님들을 보며 힘이 주욱 빠집니다.

 모교수님 왈 "현재 상황이 아무런 일을 안하는 교수가 가장 유능한 교수"라는 말씀을 하신적이 있는데.... 요즘 피부에 와 닿고 있습니다. 아예 상관을 말아야 할란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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