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스트는 저번 포스팅에 언급했고 이번엔 그 방식에 대하여 말해 보렵니다.
라스핀은 한의학도 기술의 범주에 속한다고 봅니다. 지난 수천년간 관찰과 경험이 축적되어 오늘날까지 이어진 것이죠. 그래서 한의학을 형이상학이라고'만' 정의하는 주장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기술은 시간이 지나면서 발전되어왔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연차로 상한론을 공부할때는 그 후대에 재정립되는 것을 꼭 살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의서들을 두루 살펴본 결과 명시대의 의학입문(온병상한 부분), 청시대의 온병조변, 조선중기의 동의보감(잡병편의 풍한서습조화), 조선말기의 동의수세보원이 상한론의 줄기를 잘 간직하고 있다고 판단하여 이 책들을 추천했습니다.
그러나 단순히 읽는다고 되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 사람(의사)들은 고서를 읽지 않고 작은 성취에 즐거워하여 조금만 얻고서도 바로 만족하기에 보고 듣는 것에 구애받는다. 간략하고 편안한 것을 좋아하나 번잡하고 무거운 것을 피하려하고, 얕고 가까운 것을 좋아하나 깊은 속(심오)을 두려워하니 큰 병이다.
滿眼書集, 各家議論, 萬有不齊. 胸中毫無要領, 務博而情不專, 學人大病.(十四·好博而不務精詳論)
눈앞에 가득한 책과 각 의가의 의론(議論)은 만가지로 고르지 않다. 품안에 털끝만큼의 요령(要領)없이 두루 알려고만하고 뜻에는 마음쓰려하지 않으니 배우는 사람의 큰 병이다.
그렇습니다. 상한조문 암기는 궁구하고 궁구하여 그 뜻을 얻기 위함입니다.
그리고 그 많은 조문들 중에 15결 조문(강평본)만 외우기를 추천하는 이유는 이 조문들이 상한잡병론의 큰 틀을 형성하고 있어 전체적인 흐름을 이해하는데 강력한 포스를 발휘하기 때문입니다. 암기 후 14결 또는 13결 조문을 보면 한결 쉽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답니다. 물론 저번 포스팅에서 말한 2-3일에 통독하는 책이라 언급한 것은 암기 후의 일입니다. (암기하지 않고 상한론을 그냥 읽고 지나가면서 고개만 몇번 끄덕이다가보면 그 통독류의 책들이 당근 어렵습니다 --a)
약간 횡설수설하는 감이 없지 않아 있는데 '방식'에 대하여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1. 강평본의 15결 조문을 하루에 하나씩 암기합니다. (단, 입으로 소리내어 읽어 암기해야 합니다. 손으로 쓰면서 외우거나 써머리보듯 머리속으로 암기하다 보면 기억시간이 극도로 짧아지니 주의! <- 정말 그러한지 라스핀과 같이 스터디하는 본2 학우 몇몇에게 물어보시길...)
2. 그 날은 그 조문 하나에 목숨을 겁니다. 쉬는 시간에도, 졸음이 쏟아지는 시간에도.... 계속 그 뜻을 음미하고 음미하여 나름대로 그 뜻을 파악하여 이해하여야 합니다. 꾸준히 하다보면 점심시간이 지날 무렵에 '이거 아닌가'라는 감이 떠오르게 됩니다. 아니면 말고... ㅋㅋ 가 아니라 최소 태양병 부분을 암기하고 나서야 그 '감'이 생깁니다. '변증'에 숙달되었는지 아닌지에 달려있습니다. 어쨌든 얻었다면 자신의 그 '감'과 역대의가들의 의견을 추천참고서적을 통하여 비교해 봅니다. 처음에는 시간도 많이 걸리고 어렵습니다. 그러나 결흉 부분을 지나면 그 수많은 주석들이 구분이 조금씩 구분이 되어갑니다.
3. 처방이 나오는 조문이라면 더도 말고 해당처방의 약물 하나를 집중적으로 파고 들어갑니다. 이왕이면 처방 이름에 포함된 약재를 고르는게 낫습니다. 방제학을 배우는 본과2학년 이상은 같은 효과를 내기위한 후세방까지 들춰내어 그 처방의 사돈의 팔촌까지 속속들이 들춰냅니다. 널리고 널린게 방제학 서적들이기에 별다른 언급은 없겠습니다 ㅋㅋ
4. 의학입문의 온병상한(또는 동의보감 상한부), 온병조변, 동의수세보원은 따로 시간을 잡아서 암기를 해야합니다. 이중에서 라스핀의 경험에 비추어본다면 의학입문의 온병상한 대자를 병행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온병조변과 동의수세보원은 본3부터 시작하는 것이 낫구요. 의학입문과 병행하여 그날의 조문을 암기하면서 깊게 음미하다 보면 상한론이 어떻게 발전되고 있는지, 왜 온병학이 등장하게 발전되었는지 실마리를 잡게 됩니다.
5. 항상 '인체의 반응'을 이해하려 노력해야 합니다.(존경하는 몇몇 교수님들도 이 말을 종종하십니다. 적극 동감!)그래야 각 의가들이 내놓은 '변증'들에 휘둘리지 않는답니다. 되도록이면 전문용어(신양 비양 심양 음허 등등)을 사용하지 말고 평이한 생활용어를 사용하여 나름대로 정리하여 수많은 의가들의 주석에 휘둘리지 맙시다. 주석은 단지 주석일뿐이라눈.......
6. 무엇보다 꾸준히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최소 1년을 해야 그 효과를 봅니다. 같이 시작하거나 중간에 동참한 사람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대부분 한 학기를 버티지 못하고 그만둬서 속상해했었는데.... 요즘은 가장 긴시간을 버틴 몇몇 본과2학년 후배님들이 와서 윤상희교수님의 수업을 이해하기 수월해졌고 무언가 손에 잡힐듯 하다는 말을 듣고 졸장 김군이랑 같이 뿌듯해하고 있습니다.
(잠시 딴이야기를 하자면 라스핀이 한참 암기에 몰두하고 생각에 생각을 거듭할때는 하루에 말 한마디도 안하고 지나가서 본의아니게(?) 주위사람들에게 심한 압박감(?)을 주었답니다 --a 심각한 얼굴로 종일토록 말 한마디도 안하고 조용히 앉아있거나 혹은 미친듯이 혼자 중얼거린다면???? ㅎㅎㅎ 요즘도 외운것을 잊지 않기위해 가끔 그러고 다닙니다. 졸장 김군같은 극소수만이 이해해줍니다만.....ㅋㅋㅋ)
7. 그 다음날엔 전날에 암기한 것을 누적하여 그날 분량까지 소리내어 암기합니다. 이 부분이 가장 어렵습니다. 조문이 몇달간 쌓이고 쌓이면 한번 소리내어 암기하는 데도 시간이 상당히 소요됩니다. 그래도 꿋꿋하게~~~
어쨌든.... 방식은 이 7가지로 압축이 되는군요. 뭐... 이로써 지용군의 질문에 라스핀 답왈을 마치고자 합니다. 그 외의 사항은 댓글이나 방명록, 또는 학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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