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주간 제대로 잠들지 못해 고생했습니다.

유치원에도 들어가기 전, 어머님께서 절 데리고 이 병원 저 병원 옮겨다니며 치료법을 강구했지만 고개를 설레설레 흔드는 흰가운의 선생님들만 보았을 뿐입니다. 결국 집근처 시장 안의 오래된 한의원에 갔었지요. 머리가 허연 원장님이 대여섯살 난 저에게 '먹지 말아야할 음식'에 대해 강력한(?) 주입을 하셨고, 그 뒤로는 키 안큰다는 수많은 협박과 입이 짧다는 타박을 물리치길 15년, 결국 키가 크지 않았어도 그 끔찍한 가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어서 상당히 만족하던 중이었습니다.

그러나 94년 이후 음식부절, 기거부절, 음주, 흡연 등등의 이유로 다시 발병한지 1년이군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습성이 아닌 건성으로 재발했습니다. 가려움은 더한 듯 합니다.ㅠㅜ

저번학기에 3개월 정도의 시간과 노력을 들여 간신히 증상만 소실시켜 놨었는데 개강하고나서 외부 음식을 접한 뒤로 밤마다 소양감이 약간씩 있더니 이젠 대낮에까지 증상이 나타나더군요. 그 가려움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껍니다. (성인이야 긁어도 소용이 없음을알기에 손을 대지 않도록 스스로 제어하지만 소아는 출혈되기까지 긁는 경우도 있지요.)

이런 연차로 직접 차린음식말고는 입에 대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만.... 국시스터디를 시작하면서 혈을 심하게 소모하여 결국 혈조(血燥)의 초기증상이 같이 나타나면서 가려움증이 더 심해져 결국 약을 입에 넣게 되더군요. (물론 그 무식한 스테로이드제제가 아닌 한약^^;)

이번에 스스로에게 내린 처방은 소양인양격산화탕의 변방입니다. 교과서적으로는 소풍탕(풍열), 마행감석탕(풍한), 용담사간탕(습열)을 응용하지만 라스핀이 개인적으로 사상처방과 상한방을 좋아하는지라.....

소양인양격산화탕(생지황, 인동, 연교, 치자, 박하, 지모, 석고, 방풍, 형개)에서 생지황을 원래 용량의 2배를 넣고 우방자7푼 목단피 현삼3푼을 가했습니다. 박하는 후하를 했고 석고는 눌러붙는 것을방지하기위해 부직포에 넣어서 전탕했습니다. 당근 부직포에서 용출이 잘 안될것을 감안하여 석고의 양을 조금 늘렸지요^^; 여기에 사용한 전탕법은 오국통선생께서 즐겨 사용하신 방법을 응용했습니다(이건 스스로 찾아서 공부하시길^^a. 득보다 실이 많은 방법이기에 조심하지 않으면 심하게 고생하기 때문입니다 --;) 복용량과 복용법 또한 오국통선생의 방식대로 하지요^^
결국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이제마선생께서 창안하신 처방에 유주열선생님의 가감법을 이용하고 전탕법과 복용량, 복용법은 오국통선생의 것을 따른 것이죠.
아! 그리고 소음인에게는 비추천 처방입니다. 복용 후 화장실 변기를 친구삼아 며칠 동안 고생하지 않으려면 말이죠 ㅋㅋ 하기사 소음인이 아토피가 있다면....oops~ 

어쨌든 복용한 뒤로 가려움증은 거의 없어졌습니다만....  혈허와 위열의 증상이 같이 나타나서 바짝 긴장상태입니다. 그래도  그악마같은 가려움이 사라져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약 1주전에 수면 중에 가려움을 못참고 긁어서 피를 보고 생긴 딱지를 보았던것에 비하면 정말 행복합니다. ^_______^

이런 맛에 기약없는 미래를 가진 한의학에 애정을 느끼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약 3초간..... (__)

참고(양방치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