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핀의 나이 이제 서른하나.
어느새 세상을 알아가야 하는 나이, 불쑥 배 나온 아저씨가 되지 않기 위해 헬쓰장을 기웃 거리는 나이, 머지 않아 부모님께 떡하니 손자손녀 안겨 드릴 나이, 영원의 동반자를 만나기전에 이전의 사랑을 잠시 멀리서 훔쳐보고는 안도의 웃음을 지우며 재즈바에서 워커 한 잔을 마실 나이, 어렸을 적 짝사랑했던 소녀를 찾아 평소 관심도 없던 동창회를 기웃거리는 나이.... 그런 나이가 든, 아직 아련히 꿈꾸는 그런 나이가 되어 있었습니다.
서른 하나가 되도록 얻은 앎이란 '인연'에 대한 짧은 느낌입니다. 모든 만남이 Duke Jordan의 Glad I met Pat과 같은 이마주로 지속되지는 않나봅니다. 별 생각이 없다가 시간의 중첩이 반복되며 변하는 감정에 무던하게 되어 버렸기도 합니다. 불가에선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 하는데 그 옷깃이 야박할때가 있습니다. 낮은 농도의 과산화수소가 나도 모르게 생겨버린 상처에 발라질때면 그냥 나이 탓을 하고 맙니다. 그 넘쳐나던 오기와 열정은 모두 어디로 사라져 버렸는지 김빠진 사이다마냥 무미하게 변해 버린 자신이 싫을 때도 있습니다.
그 동안 받았고 주었던 상처를 생각하건데, 감추는 게 능숙해졌을 뿐일꺼라 생각하면서도 어찌할 수가 없습니다. 거기에 실패에 대한 부담감을 다시는 지지 않겠다는 이기적인 욕심이 늘어나 더욱 그런가 봅니다.
서른하나라는 나이...... 내 인연의 무게를 모두 감당하기에는 아직도 적은 나이인가 봅니다.........
마음 아프게도 피천득선생의 '인연'이란 수필의 한 구절이 생각나버린 그런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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