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분원 쟁취를 위한 단식투쟁 4일째입니다.

그래도 단식을 시작한 후 여기 저기에서 변화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하여 약간은 안심하고 있답니다. 모교수님께서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성과라고 말하시지만 아직은 무언가가 부족하다 생각했습니다. 오늘은 그 '무언가'를 머리 구석구석을 혹사시키며 찾아보고자 했습니다.

현재 투쟁의 초점은 '수도권분원 설립'에 맞추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학우들의 열정을 생각해 볼때 그 투쟁이 성공하리라는 것 또한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러나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요?"라는 물음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 그리 순탄치만은 않다는 사실입니다. 구성원 저마다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이 있을테니 일일이 확인하는 단계를 거쳐 총화하는 과정은 얼마나 어려울 것인지 명약관화한 일입니다.

며칠간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여 그 실마리를 얻었기에 정리하기에 앞서 여기에 일단 올려놓고 차차 수정해 나갈려고 합니다.

삐뚤게 받아들이면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될테니 조심스레 접근하겠습니다.

우석한의가 투쟁하는 최종 목표는 '수도권분원설립'이 아닌 '우석한의와 우석대학의 총체적인 발전(당연히 이 발전은 공익에 위배되어서는 안됩니다)'이 되어야 합니다. 지금은 의견의 차이로 인해 다툼을 벌이고 있지만 결국은 모든 구성원은 한 길로 가야 침몰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투쟁을 하지 말자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투쟁을 위한 투쟁은 고립과 대립을 불러일으킬 뿐입니다. 그러나 대화의 구성원이 동격이 아니라면 문제가 발생합니다. 불합리하지만 기득권으로 누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투쟁은 동격의 대화상대로 인정해 달라라는 절규'라 생각하기에 불가피한 상황이라면 당연히 뛰쳐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쉽게도 아직까지 학교와 재단은 학생을 '고객'으로 생각하고 있기때문에 '싸움'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취한 것이지 동격의 대화의 상대로서 인정하고 대우한다면 분명 다른 방법이 있었을 것입니다. 학교와 재단이 대화의 상대로 부적격을 논하는 그 논리는 아주 간단합니다. '너네들은 6년이 지나면 졸업하고 나간다'는 논리 말입니다. 그 말 한마디로 '너희는 빠져라'라는 식의 대응을 하기에 그에 반발하여 싸움이 붙게 되고 힘의 대결로 치닫게 됩니다. 학교와 재단이 이 생각을 뜯어 고치지 않으면 그 싸움이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우리 학생들도 주인의식을 확고히 할 필요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내 상관할 바가 아니다 또는 난 할만큼 했다 누군가는 하겠지 등으로 시작하는 자신과의 타협이 하나둘 늘어갈때마다 자신의 공동체를 좀먹기 때문입니다. 이제까지의 언급을 요약해 본다면 구성원들의 전향적인 변화가 전제되어야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다로 말할 수 있겠습니다.

그럼 구체적으로 우석한의의 내외부를 살펴보겠습니다.

일단 '수도권 병원'에 대한 고민부터 시작하여 하나 하나 실마리를 풀어나가고자 합니다. 분명 수도권분원은 정체된 우석한의가 가질 수 있는 명확한 목표가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수도권분원이 설립됨으로써 얻는 무형적인 효과는 그 간판 하나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외적인 성장이 내적인 성장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이틀전 교수님들과의 면담자리에서 '저도 수도권분원이 현재 우석한의가 가지고 있는 모든 문제를 풀어주리라고는 생각치 않습니다'라고 말을 꺼낸적이 있습니다.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을 위해 열과 성을 다하는 것을 나무라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 과정 중에 내적인 역량을 증대시킬 수 있는 방안 또한 고민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지금 제일 우려가 되는 것은 수도권분원설립을 쟁취한 후 그동안의 어려움을 보상하듯이 퍼져버리는 일입니다. 이제껏 투쟁이 있고나서 마무리될때의 모습을 돌이켜보면 모두가 지쳐버려 귀차니즘의 바다에서 허우적거리는 것이 전부였기에 더욱 걱정이 됩니다. 한 풀 지쳐가는 현시점에서 더욱 필요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수도권분원의 로드맵으로는 불충분합니다. 우석한의의 총체적인 발전을 위한 마스터플랜이 나와야 할때 입니다. 수도권분원이 적체된 문제를 일거에 해소하지는 못하는 이상 발전에 대한 사고의 지평을 넓혀 단기 중기 장기의 계획을 고민하여 일과성의 투쟁으로 끝나지 않아야 합니다.

단기적으로는 지향해야 하는 목표는 인적자원의 확충과 질적인 향상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교수와 연구조교를 확보하는 것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한의대로서 양질의 수업이 이루어질 수 있는 기본적인 교수 64명은 확보해야 합니다. 지금 당장은 공석인 재활의학과 담당교수와 한의학의 임상실제에 가장 필요한 방제학 담당교수는 우선적으로 충원되야 합니다. 물론 양적인 면의 향상도 중요하지만 구성원의 마음가짐과 행동 또한 변화하여야 합니다.
학생들은 인생의 황혼기를 제외한 인생 중에서 10분의 1을 이 학교에서 보내게 됩니다.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닙니다. 그러기에 스스로 이 작은 사회에 대한 애착을 가지고 발전적인 태도로 임해야 합니다. 수동적인 사고방식으로 6년을 지내기 보다는 조금더 책임의식과 주인의식을 가지고 적극적인 자세로 학생의 본분에 맞는 행동을 해야 합니다.
교수들은 강의와 연구에 충실하여야 합니다. 그러나 구성원간의 대화가 필요한 자리에서는 권위를 내세우기 보다는 동격의 대화 상대로서 학생을 상대해야 하고, 가르침을 주고 받는 자리에서는 존경을 받을 수 있는 행과 실을 보여야 합니다. 강의가 없는 날에는 학교에 없고, 스스로 연구하여 낸 논문보다 다른 사람의 논문에 이름을 살짝 끼워넣어 필요 논문 수를 채우고, 밤에는 연구실의 불이 켜져있는 것을 보는게 하늘의 별따기라면 아무리 강의를 잘한다해도 존경을 받지는 못할 것이며 더 나아가 스스로 시간강사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일련의 행동들을 평가하고 반성하기 위해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해야 합니다. 학생에게는 유급이, 교수에게는 강의평가가 그 기본이 된다 하겠습니다. 그러나 우석한의의 현실은 가장 기본적인 이 2가지 제도조차도 '좋은게 좋은 것' 또는 '개인적인 판단'으로 인해 그다지 잘 운용되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에 대하여 구성원 모두가 동의하는 전면적인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생각합니다.

중기적으로는 교과과정의 개편입니다. (여기서부터는 다음에 올립니다. 움직일때는 괜찮은데 앉아서 생각하려 하니 정신이 혼미해져서 힘들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