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나 돌아온 실습약재정리의 달 ㅠㅜ

모교에서야 이제 짬밥(?)이 되는 관계로 애덜의 노동력을 착취하면 되기에 비교적 수월하게 끝났습니다만..............

여기에서는 스스로의 노동력을 쥐어짜야만 했습니다 (__)

정리하고 대충 세어보니 약 600여개입니다.
(150여개는 실습때 먹어치우거나 구입을 못해서 현재는 비어있는 상태)

이정도면 전국한의과대학 중 2~3번째로 훌륭하게 정리된 실습약재라고 자위하며 작업을 마무리지었습니다.

이제 강의준비해야 합니다.

모학교 강의평가에 '오버한다', '약장사 같다', '임상에 다용하는 것이나 해라', '타학교(?)와 예를 들지 마라' '기원이 뭐 중요하냐' 등등이라고.. 흠...

'오버한다'는 오버된 점수를 원래대로, 보너스 없애기 ㅋㅋㅋ
 특히, 여기엔 한의사와 직제상 직간접적 사회적충돌이 있던 직종(약사, 한약사)의 학생들이 있어 민감한 사안이 연결된 경우엔 오히려 축소하거나 말을 빙빙 돌리고는 했습니다. '오버'라.... 할 말 없습니다. 외부와의 교류가 없는 곳의 부작용일뿐이라고 생각도 듭니다.

'약장사 같다'는 모학교, 모회사, 모국가, 모지역 등등 모모모를 입에 붙이려고 연습 중 ㅋㅋㅋ
 양약제조회사와 한약유통제조업체간에는 큰 간극이 존재하지요. 가장 큰 차이점은 학교(병의원이 아닌)에 '로비'가 거의 없다는 점입니다. 한 업체가 있기는 했지만 병원약재와 착각한 듯 싶습니다ㅋㅋ 종류만 많고 사용빈도가 비교적 낮은 약재를 구입할때 소요되는 발품 팔기, 1년에 많아봤자 한두번 구입하는 극악의 주문양, 공급하는 약재품질평가에 대한 부담감 등등으로 좀 이름있는 업체는 '실습용약재'에 발을 담그려하지 않습니다. 즉, 한약재의 특성상 '학교실습재료관련 로비=매출증대'라는 공식이 절대 성립하지 않기 때문에 왠만한 생각있는 업체들은 '본초실습에 쓰이는 약재'에는 잘 손을 대려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잘해봐야 본전이니까요.
 되려 실습에 쓰이는 약재를 구할 때는 구입자선에서 아쉬운 소리를 하기 마련입니다. 저번에 들여온 약재도 교수님들의 적극적 지원과 그동안 이래저래 쌓았던 안면으로 보내달라고 사정 비스무리하게 했습니다. 그 결과 (모교수님의 표현대로) '임상가에서는 아주 보기 힘든 양질의 한약'을 얻을 수 있었고, '좋은 약재'로 실습할 수 있었기에 학생들한테 저런 말이 나올 줄은 상상도 못했답니다. 어이없죠.. 하... 심한 모욕을 받은 셈입니다. 열받고 있습니다.
 실명위주로 한약재유통에 대한 정보를 수업에 제공하는 이유도 있습니다. 옴XXX, 광XXX제약, 새X제약, 나X제약, 남X제약, 천XX 등등과 수입업체, 현지업체 등의 사이에서 벌어지는 유통과정에서의 일들은 일반한의사가 알기에는 힘든 면이 있습니다. 그래서 개원의들은 어떤 약재는 어디 것이 좋더라, 어떤 약재는 어디 것이 않좋고 무슨 문제가 있대더라 등의 정보를 공유하기도 합니다. 그 정보라고 해봤자 '카더라'통신을 못 벗어나는 수준임은 말을 할 것도 없지요. 최근에 들어서야 한의사협회에서 관심을 가지고 가끔 공문을 발송하지만 항상 문제가 터진 후에 보내지는 정보라 일선 병의원에서는 대책 마련에도 급급한 실정입니다. 대부분 학교에서 교육을 통해 인지시킬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지 못하는 이유는 '전공자의 절대 부족'에 기인합니다. 한의계에서도 본초방제의 순수기초분야는 돈 못버는 곳으로 피하는 경향이 심하기에 전공자가 없어 교수TO가 구멍난 학교도 여럿 있습니다(__).  아무튼, 아쉬운 소리하며 발품팔아서 얻어온 여러 내용을 수업시간에 설명해서 향후 개원할때 도움이 되라고 한 것인데... 에효... 이 즈음이면 개념상실입니다.
 수업시간에도 누차 '각자 회사마다 자신있게 내놓는 약재가 있다. 그리고 회사의 차이가 없는 약재도 있다. 그런고로 최상의 품질을 가진 회사의 것은 잘 봐두고, 유통사별 차이가 없는 약재는 브랜드없는 약재를 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라는 취지의 설명을 했는데...  '아'라고 입력하면 '어'라고 출력하는 뇌를 가지고 있나봅니다. 이쯤되면 막나가자는 거겠죠?



 '임상에 다용하는 것이나 해라'에서는 비방 또는 특정질병에 꼭 들어가는 약재에 대한 설명에서 '비방'이란 단어는 삭제, 그리고 특정질병은 '모질병'으로 대체 ㅋㅋㅋ
 정말 피터지게 공부해서 얻은 작은 지식...이라도 바라는 댓가없이 공개하고는 했습니다만, 그럴 필요가 없겠네요. 항상 저런 류의 질문이 들어오면 '긴 이야기 후에 면허획득 후 고민해라'로 마무리합니다. 자기 전문분야가 생기거나 전문의자격을 얻고나면 평생 안쓸 약재도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만, 그건 최소 임상경력 5~10년이 있을때나의 얘기입니다. 대부분 1차진료에 임할 것으로 보이는 현 학생들에게는 다용 약재만 공부하는 것은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소귀에 경읽기입니다. 그래놓고서는 나중에 '학교에서 배운 것 없다'면서 수백만원짜리 각종 사설임상강좌 수강하면서 정신적 경제적 부담을 받겠지요.


'다른 학교(?) 얘기를 하지 마라' 에서는 한의계상황 또는 임상가 정보 삭제 ㅋㅋㅋ
 주도적으로 학생들이 참여한 1,2차 한약분쟁으로 인해 각 학교의 상황은 한의계상황과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이 이야기를 하자면 끝도 없답니다. 최근 전문의제도와 교과과정개편 등에서 보여졌던 말썽들도 그 이면을 살피면 복잡다단하지요. 각설하고, 타학교의 상황을 파악하는 것은 미래를 대비하는데 중요한 단서가 되기도 합니다. 무한경쟁의 의료계가 곧 펼쳐질텐데.... 휴....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다'라는 별로 새롭지도 않을 말은 나바로호에 실어서 보내버렸을까요?

'기원이 뭐 중요하냐'에 대해서는 학술적인 내용이라 학자적 양심에 삭제는 못하고 이제껏 립서비스했던 부가설명 제외 = 자기주도학습으로 대체 ㅋㅋㅋ
 보통 개원하게 되면 한약재납품업체 한 군데에서 대부분의 거래가 이루어집니다. 수십년간 그렇게 되지요. 예를 들어 '천속단'하고 '한속단'이 있는데 무얼 가져다 드릴까요?라는 한약업자의 말에 '아무거나'라든지 '그냥 좋은 걸로'라든지 '뭐가 틀린데요?'라든지의 반응은 고매하신 원장선생님이 평생 봉이 되는 지름길입니다. 약재가 들어오기 전에 기원이 무엇인지 산지가 어디인지 꼼꼼히 물어보고 주문하며, 들어온 다음엔 그 자리에서 상태를 확인해서 받던지 반품하던지하면 좀 신경써서 들어오지요. 문제는  학창시절 제대로 본초실습을 안한 원장님은 '최상의 약재'를 본 적이 없기에 그냥 깨끗한가 그렇지 아니한가로만 판별하여 웃돈 주고 질 낮은 한약재를 구입하는 일이 다반사이지요. 게다가 이리저리 휘둘려서 좋은 약재라고 덜커덕 구입해서 사이드 내는 경우도 있고요.
 이보다도 더 심각한 것은 '치료의 재현성'에 극악의 확률을 보인다는 점입니다. 책을 아무리 보고 환자를 아무리 보아도 결국 약재의 선택이 들쑥날쑥하거나 잘못되어 있기에 '저번에는 잘 들었는데, 이번에는 잘 듣지 않는' 상황 또는 '분명 책(또는 비싼 돈주고 들은 강좌)에서 이렇게 변증해서 처방하면 된다고 했는데, 에이, 안듣네 뭐'라는 상황도 발생하지요.
 이것말고도 다른 문제들도 있지만 여기에서는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손가락만 아프니까요.. 에효..
 모학교의 교육시스템인 자기주도학습은 아주 훌륭하지만, 정보와 자료 등이 극악한 빈도로 존재하는 기원산지문제는..... 에효...
 앞으로는 어디어디 책에 어디어디 지역에 어디어디 시장에 있으니 주도적으로 찾아보라고 하는 수 밖에요....(__)

떠먹여 줘도 싫다고하니, 함 굶어보라고 할 생각입니다. 아마도 굶은지도 모르겠지만요.

아무튼 이번에 '인간적인 모욕'을 당했으니, 삐
줘야할 건 삐져줘야죠 그래야 사람아니겠습니까 ㅎㅎㅎ 전 속이 아주 아주 매우 좁답니다요 ㅋㅋㅋㅋㅋㅋ

+ 은사님이 항상 하시던 말씀, '하향평준화'.....가 생각나는 씁쓸한 요즘입니다.